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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결제약정(OI)이란 무엇인가 — 선물 시장 자금 흐름 읽기

2025년 5월 · 읽는 시간 약 7분

차트에서 가격 흐름만 보다 보면 놓치는 게 있다. 얼마나 많은 자금이 선물 시장에 들어와 있는가, 즉 시장 규모 자체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다. 미결제약정(Open Interest, OI)이 바로 이걸 보여주는 지표다. 가격이 올라가는 건 같은데 자금이 유입되면서 오른 건지, 아니면 숏이 청산되면서 오른 건지는 OI를 봐야 구분된다.

미결제약정의 정의

미결제약정은 현재 청산되지 않고 살아 있는 선물 계약의 총 수량이다. 누군가 롱 계약을 열면 OI가 1 늘고, 그 계약을 청산하면 1 줄어든다. 롱이든 숏이든 새로운 계약이 열릴 때마다 OI는 늘어나고, 청산(익절·손절·강제 청산)이 일어날 때마다 줄어든다.

중요한 건 OI 자체는 방향성을 알려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롱과 숏을 구분하지 않고 전체 계약 수만 나타내기 때문이다. 하지만 OI의 변화 방향과 가격 움직임을 함께 보면 시장에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꽤 많은 것을 읽을 수 있다.

단위는 두 가지로 표현된다. 코인 수량 기준(BTC 개수 등)으로 나타내거나, 달러 환산 금액으로 나타내는 방식이다. 달러 기준 OI는 코인 가격이 오르면 계약 수가 같아도 값이 커 보이는 착시 효과가 있기 때문에, 어떤 단위로 보는지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코인 수량 기준이 가격 왜곡 없이 실제 포지션 증감을 더 정확히 나타낸다.

OI와 가격의 4가지 조합

OI와 가격 방향을 교차하면 네 가지 조합이 나온다. 이 조합이 시장 해석의 기본 틀이다.

OI↑ + 가격↑

새로운 롱 포지션이 유입되면서 가격을 끌어올리는 상황. 건강한 상승. 새 자금이 시장에 들어오고 있어 추세 지속 가능성 높음.

OI↑ + 가격↓

새로운 숏 포지션이 대거 유입. 하락 추세 강도 강함. 동시에 숏이 쌓이므로 나중에 숏 스퀴즈 가능성도 커짐.

OI↓ + 가격↑

숏 포지션 청산이 만들어낸 숏 커버링 상승. 진짜 매수세라기보다 손절 유발. 시장 에너지 감소 중으로 상승 지속 어려울 수 있음.

OI↓ + 가격↓

롱 포지션 손절·청산으로 자금이 시장을 빠져나가는 중. 추세 소진 신호로 읽기도 하나 이후 방향은 남은 포지션 상황에 따라 달라짐.

OI 급증 후 급락 패턴

실제로 자주 나타나는 패턴 중 하나가 OI가 역대급으로 쌓인 뒤 급락이 오는 경우다. OI가 높다는 건 그만큼 청산 위험에 노출된 포지션이 많다는 뜻이다. 이 상태에서 약간의 가격 변동만 와도 연쇄 청산이 터지면서 OI가 급격히 줄고 가격은 크게 움직인다.

2021년 5월 비트코인이 하루 30% 넘게 폭락했을 때, 직전 몇 주 동안 선물 OI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었다. 수십억 달러 규모의 포지션이 단 하루 만에 강제 청산되면서 낙폭이 증폭된 것이다. 가격만 보고 있으면 왜 이렇게 빠졌는지 이해하기 어렵지만, OI를 같이 보면 폭락의 구조가 보인다.

비슷한 패턴이 2022년 루나 사태 때도 나타났다. 당시 루나 선물 OI가 급증한 상황에서 가격이 붕괴되자 연쇄 청산이 루나 외의 다른 코인들까지 끌어내렸다. 한 코인의 OI 급락이 전체 시장에 영향을 준 사례였다.

OI가 낮을 때의 의미

OI가 낮은 상태도 살펴볼 수 있다. 시장에 포지션이 적다는 건 변동성이 낮고 방향성이 불명확한 상태라는 뜻이기도 하다. 하지만 다른 시각에서 보면, 충분한 연료가 쌓이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어느 쪽으로든 강한 추세가 나타나기 전의 준비 단계일 수 있다.

장기 하락장이 끝날 즈음에 OI가 바닥을 찍는 경우가 있다. 지쳐서 포지션을 다 정리한 투자자들이 시장을 떠난 상태다. 이 시점에서 새로운 자금이 유입되기 시작하면 OI가 올라가면서 방향성이 형성된다. 반드시 그렇게 된다는 보장은 없지만, OI의 저점 형성 후 반등은 과거에 여러 번 관찰된 패턴이다.

거래소별 OI 차이를 보는 이유

OI는 거래소별로 따로 집계된다. 바이낸스 OI가 줄었다고 해도 OKX나 Bybit에서 늘었다면 전체 시장 OI는 유지될 수 있다. 전체 시장을 보려면 여러 거래소 합산 데이터를 함께 참고하는 경우가 많다.

거래소별 OI 분포도 의미 있다. 특정 거래소에 OI가 집중되어 있다면, 그 거래소에서 대규모 청산이 발생할 경우 다른 거래소로 영향이 퍼질 수 있다. 반대로 OI가 여러 거래소에 분산되어 있으면 한 거래소의 이슈가 전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될 수 있다.

OI를 펀딩비·롱숏 비율과 함께 보기

OI는 단독으로 보기보다 펀딩비, 롱숏 비율과 함께 묶어서 해석할 때 가장 유용하다. 세 지표가 모두 같은 방향을 가리킬 때 신뢰도가 높아진다.

예를 들어 OI가 증가하면서 펀딩비도 높아지고 롱 비율도 70%를 넘긴다면, 세 지표가 모두 시장 과열을 가리키는 것이다. 이 상태에서 가격 조정이 오면 연쇄 청산 위험이 크다는 걸 세 지표 모두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반대로 OI가 줄면서 펀딩비가 음수로 가고 롱 비율이 30% 아래로 내려간다면, 시장이 극단적 비관 상태에 있다는 신호다.

이 세 지표가 엇갈릴 때는 판단을 유보하는 게 낫다. 지표 간 불일치는 시장이 방향을 아직 정하지 못했다는 의미일 수 있다.

비트코인과 주요 코인의 미결제약정 차트는 김프왔다 미결제약정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이 글은 시장 지표를 설명하는 참고 자료입니다. 특정 투자 행동을 권유하지 않으며, 코인 투자에는 원금 전액 손실 위험이 있습니다.